2003년 2월 23일 일요일

그냥 그런 이야기

'노래따라 간다'는 말이 있다.

흔히 가수들이 하는 얘기인데, 슬픈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슬픈일이 생기고
잘되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는 잘 된다는.
그런걸 무슨 노래가 뇌를 자극해서 뇌에서 알파파가 어쩌구
혹은 잠재의식의 어쩌구 저쩌구 하는 식으로 해석하려는 사람들도 있는거 같지만 ;;

내 경우는 좀 반대로 돌아간다.

마음에 노래가 따라간달까...

나도 모르게 밝은 노래만 듣던 시절도 있었고...
반대로 슬픈노래만 듣던 시절도 있었고...

노래 따라 간다는 말에 일부러 밝은 노래들만 골라 들은적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좋은 일이 생기진 않았었다. 전혀. ㅡㅡ;

오히려 그냥 맘에 끌리는 대로 듣는게 이래저래 편했다.
감정을 최대한 증폭시켜서 적당한 수준으로 만드는 편이라...
슬플땐 슬픈노래를 잔뜩 들어서 계속 그 감정을 증폭시키다 보면...
어느순간 적당한 곳으로 되돌아 와 있는 경우가 많지...

어쨌든, 본론. ㅡㅡ;

이승환의 '그냥 그런 이야기'...
나름대로 그 가사 그대로의 일이 벌어진적이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에게 한눈에 뻑가버린 ㅡㅡ;;
뭐, 나중에 이름은 어케어케 해서 알게 됐지만...
결국 이름만 알고...그 외에는 전혀.......ㅡㅡ;;;

생각해보면...내 인생에서 그때만큼 아무 생각없이 행복했던 적은 없는거 같다.
그냥...보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만들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자체가 놀라운...
신기한 시절이었지...후후...

언제쯤이나 다시 한번 그런 시절이 오려나...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과...
서로 사랑할 수 있는 날이...과연......있을까?

다른 얘기도 있지만, 그건 다음에.


아래는 가사,
원곡은 1집에 실려있지만...개인적으론 1집보다 라이브의 곡이 더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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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 그냥 그런 이야기

두근두근 뛰는 가슴 어쩔 줄을 몰라
그대 고운 미솔 보면

웬일인지 그댄 정말 동화 속 요정같아
신비로운 눈을 보면

친구들은 이런 나를 이해하지 못 하나봐
하긴 난 그대 이름 조차 알지 못하잖아

하지만 그런 이름따위 모름 어때
이렇게 바라만 봐도 좋아

2003년 2월 21일 금요일

나의 유머

난 내가 그다지 재미있거나 유머러스 한 사람이라고 생각치는 않는다.
물론 유치찬란함은 인정하는 바이지만 ;;

S모양은 내가 유머도 꽤 있는 편이라고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걸로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S양의 개그센스도 정상이 아니거나 ;;
아마도 띄워주기가 아닐까 싶다. ㅡ.ㅡ

사실 내가 남을 웃기는 방식은 그다지...바람직하진 않다
포지티브하다기 보단 네거티브 한 방식이랄까

원래 인간이 좀 삐뚤어져서 뭐든 생각을 좀 뒤틀어 하는 습관이 있어서
상식이나 고정관념을 뒤틀어 버리는 발언을 하고,
가끔 그에 반응해서 웃는 사람이 있을뿐...이겠지

물론 그걸 가볍게 웃을수 있는 수준으로 뒤틀면 모르지만
내 경우는 일반인과는 좀 다른 범위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어서...;;

그래서 재미있을때는 재미 있지만 짜증내는 사람도 상당하지 -_-;;
유치하다나...난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과 순진무구함이라고 주장하지만.

어쨌든, 내 이상형의 조건 중 하나는 내랑 개그센스가 맞는 여자.
그야 당연히. 농담하는데 안웃으면 재미 없자나.
농담하는데 안웃는 여자는 멀리 하고 싶어...

내 개그는 수준이하라 웃는 사람만 웃거덩 ㅡㅡ;;




문득 다시 예전 생각이 나는군...

어느날, C양은 무언가 기분이 않좋아 보였었지

내가 장난을 걸자 한마디 던지더군
'나 지금 오빠하구 농담따먹기 할 기분 아니야'

난 말했지
'그럼 내가 너하구 농담따먹기나 하지 진담따먹기 하게 생겼냐 지금.'

......
......

웃었다. 내 그 비꼬는 말에 웃었다.
그리곤, 기분도 조금은 풀어진듯 했다.

그녀의 개그센스는 최고~ (>.<)/ 라고 말하고 싶어
왜냐구? 내 그 유치찬란함에 웃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나중에 이 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했을때...
S양은...웃었다...
J선배도...웃었다...
(이사람은 '오~ 괜찮은데. 나중에 나두 언제 써먹어야지'라면서 기억해 놓겠다고 했다.)

모두들...개그센스가 정상인의 범위는 아닌것 같다 ㅡㅡ;
하긴...그러니까 나하고 알고 지내겠지? 좋은 사람들이다. 확실히.

2003년 2월 20일 목요일

해보고 싶은 악세사리

예전부터 상당히 해보고 싶은 악세사리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반.지. ㅡㅡ;

한때는 손이 참 예쁘다는 소리를 들은적도 있었고
(주로 어무이 친구분들이 놀러와서는 그런 엄한 얘기를...
지금 생각해 보면..뭔가 칭찬은 해야 겠고..차마 잘생겼다는 소리는 못하겠기에 했던 소리가 아닐까 싶지만 ㅡㅡ;;)

뭐 그 외의 이런저런 이유들로 반지는 한번쯤 끼어보고 싶다.

하지만, 난

이땅에서 남자로 교육받으며 자라왔고,

누군가 내 손을 보고 '웬 반지야?'라고 물었을때

'그냥 이뻐서 하나 샀어'라고 말할 용기는 없다 ㅡㅡ;;

그리고, 사실....

시계도 귀찮다고 제대로 잘 안차고 다니는 성격의 내가

반지를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끼고 있을 수 있을지...

결국, 몇분...혹은 길어야 몇시간의 유희를 위해

반지를 하나 살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거지...

결국 필요한건 '사랑' ㅡㅡ;;

사랑의 힘이라면

내가 갑갑하다는 이유로 반지를 빼게 하지도 않을테고,

누군가 '웬 반지냐?'라고 묻는다면, '훗, 이것이 바로 커.플.링. ㅡㅡv'

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지...

하아...연애하구 싶어라

2003년 2월 16일 일요일

내 머리는 over clock중?

좀 된 얘기인데...

설날에 티비를 보았드랬지...TV 건강보감인가...

거기서 한 한의사가 그러더구만
'이마에 주름이 있는 사람은 머리를 자기 용량 이상으로 쓰고 있는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은 나이에 관계없이 이마에 주름살이 잡힙니다'

......거울을 봤다......

난 머리를 용량 초과 상태로 사용중인걸까...
가끔 농담 삼아 '새치는 머리 나쁜 사람이 머리를 심하게 쓰면 나는거야'같은 말을
종종 하곤 했지만...
생각해보니 나보다 새치가 훨씬 많던 M군도 주름이 확실히 있었다...;;

생각해보니 어렸을때부터 내 이마에 주름은 잡혔던듯 싶다...
대략...중학교 쯤이었나 ㅡㅡ?

그리고 주변의 평가를 되돌아 보기 시작했다...

'넌 머리는 나쁜머리가 아닌데...자꾸 꾀를 부리는 구나' - P모 선배

'니 잔머리 하나는 내가 진짜 인정한다. 넌 내가 인정한, 나보다 잔머리 잘굴리는 두 명중 한명이야' - J모 선배

나름대로 직관력은 약간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긴 하는데...
잔머리, 혹은 단지 머리를 좀 심하게 돌려서 나타난 결과였단 말인가......

2003년 2월 9일 일요일

Catch me if you can

재밌게 봤다.
사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당당한 자세!

보면서 들던 생각들...
'확실히 여자는 제복에 약하군'
'여자란 보석에 저리도 약한 존재란 말인가'
'하여간 여자들이란...'
'생각해보니...남자도 일단 이쁘면......'
'쳇 인간이란...'
그후...한동안 자멸모드......

인상깊던 부분들은 1400짜리 수표로 사기치는 부분...*-_-*
그리고 공항에서 스튜디어스 잔뜩 끌고가는 부분...
'저것이 양키즈의 줄무늬군~'이란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다른 영화평들이 지적하던 스필버그의 가족강조는 확실히 눈에 거슬렸다...
가족에 집착하는 프랭크의 모습도 영화 중반부를 지루하게 만드는데
상당히 큰 공을 했고 ㅡㅡ;;

가장 짜증이 나는 대사는 그 부분
'then ask me the stop'
그 부분에서 나도모르게 나온 한마디 '지랄 이게 웬 신파냐' ㅡㅡ;


마지막에 결혼했다는데...과연 누구랑 한거지?
생각해보니 이름이 안나온걸로 봐서 그 간호사는 아닌것 같다. ㅡ.ㅡ

나는 노래가 좋다.

?그렇다고 남들앞에서 부르는걸 좋아하는건 아니고
?그냥 흥얼흥얼거리는걸 상당히 좋아한다.
?실제로 노래를 그리 잘하는 편도 아니라서...
?그리고 노래방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ㅡ.ㅡ
왜냐믄
반주가 너무 커서 가면 맨날 소리질러야 되는것도 별로고...
배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목만으로 부르는 내 창법으로 2~3곡 부르면 목도 아프고 ㅠㅠ
물론 가끔 스트레스 받을때 가서 소리지르기는 딱이지만...;;

역시나 노래부르기에 제일 좋은 장소는 '화장실!!!'
화장실의 에코는 정말이지...웬만한 녹음실 못지 않게 들린다......
게다가 화장실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혼자 있기 때문에
내 노래에 내가 감동해버리는...자아도취에 빠지는데도 최고의 공간이다 ^^;

언젠가 한번 미치면 화장실에서 노래부르고 녹음해서 홈피에 올릴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ㅡㅡ;;
현재로선 가능성 희박이지만...;;

2003년 2월 8일 토요일

노래 vs 노래

- 노래 대 노래 -
색이 다른 두 가수의 비슷한 노래 비교. ㅡ.ㅡ
(아마도 시리즈로 갈일은 없을듯 하다 ㅡㅡ;;)

성시경 '우린 제법 잘 어울려요' VS 윤도현밴드 '내게 와줘'1. 기(起) - 아침마다 마주치는 이름모를 아리따운 처자에게 빠져든다.

- 성시경 -
저기 그대가 보이네요 오늘도 같은 시간이죠
언제나 조금 젖은 머리로 날 스쳐가죠
살짝 미소 지은 건가요 혹시 날 알아챈 건가요
아침을 닮은 그대 향기가 날 사로잡죠

- 윤도현 -
햇살처럼 눈부시게 내마음에 쏟아지는 아름다운 그녀모습
혹시오늘 아침에도 그녈만날 수있을까
아침마다 항상 힘들게 눈을뜨던 나를이제 달콤하게 깨우는 그녀생각
자꾸자꾸 웃음이 나와 나의마음 속에그녀 내맘을 간지럽히나봐

(아침마다...이후에서 동감...절대 동감)


2. 승(承) - 어케 한번 엮어 보려는 모습들...

- 성시경 -
난 궁금한게 많죠 그대 이름 그대 목소리 온종일 상상해요 그대 곁에 날
정말 서두르진 않을 거에요 한걸음 한걸음씩 그대가 나를 느끼게
사랑을 시작할까요 내일 아침 어쩌면 말할지도 모르죠 우리 한번 만나볼래요

- 윤도현 -
혹시 오늘 아침에도 그녈 만날 수 있을까 그럼 이제 용길내서 한번말을 걸어볼까


3. 전(轉) - 고백

- 성시경 -
기분 좋은 일이 있나요 가벼워 보이는 발걸음 살며시 부는 바람을 타고 난 다가가죠
참 망설였었지만 오늘은 꼭 얘기 할래요. 눈이 참 예쁘다고 좋아한다고
조금 서투르고 어색하지만 천천히 알아가요. 그렇게 시작해봐요

- 윤도현 -
태연한척 애써봐도 내가슴을 뛰게하는 아름다운 그녀모습 점점다가오고있네
오늘은 꼭 그녀에게 좋아한다 말해야지 무슨말을 먼저할까 어떤 표정을 지을까


4. 결(結) - 서로다른 결말...
- 성시경 -
거봐요 웃을거면서 내마음을 알면서 잘해낼수 있겠죠 우린 제법 잘어울려요

- 윤도현 -
하지만 내곁을 무심히 스쳐 지나가는 그녀 다른 남자 품으로 달려가네
한낮꿈에 불과했었나 그녈 원한 나의마음 또다시 무참히 깨지네

어디있나 내사랑은 언제까지 외롭게 날 기다리게 할까
누구일까 내사랑은 언제까지 외롭게 날 기다리게 할까
이젠 나도 사랑하고 싶어 어디있나 이젠 내게 와줘


5. 비교분석

각자의 평소 음악스타일에 맞는 노래들...

윤도현은 확실히 락커답게 단순하다. 고백하는데 필요한건 용기하나. 그리고....결과는...이미 임자있는...ㅡㅡ;
그에비해 성시경은 발라드가수라는 이미지에 맞게 '테크니션'적인 모습을 보인다.
고백하는 순간을 보자. "기분 좋은 일이 있나요 가벼워 보이는 발걸음" 상대가 기분이 좋은 순간을 노린다. 벌써 성공확률을 높이고 있다. 게다가 "살며시 부는 바람을 타고 난 다가가죠" 슬그머니 자연스럽게. 역시나 테크니션 ㅡㅡ;
고백의 순간까지 무슨말을 할지 망설이는 윤도현과 달리 성시경은 단박에 "눈이 참 예쁘다고 좋아한다고"로 밀어붙인다.

하지만,
성시경의 '기분좋은일이 있나요~'부분에서 난 한마디 외치고 싶어진다.
'다른넘 만나러 가니까 표정이 밝은거야'라고...

실제로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근거한
'짝 선점의 법칙'에 의해...대부분 괜찮은 사람은 짝이 있다. ㅡㅡ;

결국,
성시경이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면
윤도현은 철저한 현실을 노래하고 있다
현실인식에 철저한 윤도현에 한표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