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26일 월요일

Gungrave

'느와르'라는 장르의 사전적 정의.
: 주로 암흑가를 무대로 한 1950년대의 할리우드 영화를 가리켜 프랑스 비평가들이 붙인 명칭.
참고( http://kin.naver.com/browse/db_detail.php?dir_id=301&docid=1924 )

나는 느와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좋아하지 않았었다.
더불어, 나는 카우보이 비밥을 상당히 지루하게 봤고,
느와르(애니)는 마무리는 괜찮았지만, 중반의 스토리 전개는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그냥 보기 시작했던거 마저 다 본다는 생각으로 보다가 의외로 괜찮은거 하나 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애니메이션 느와르였다.

그런 고정관념을 가진 내가 건그레이브를 봤다.

건그레이브 역시 게임을 플레이 했기에, 게임을 어떻게 옮겨놓았을지 궁금한 마음에 보기 시작했다.
게임의 그림체와는 약간 다른, 예전에 봤던 '아랑전설'의 애니판을 연상시키는 엿가락 그림체(캐릭터가 어딘가 길쭉길쭉한)는 첫인상을 망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그런 인상을 뒤집기 시작한것이 3편. '불협화음은 주로 불안감을 주기 위한 장면에서 사용한다'는 이론은 알고 있었지만..구체적으로 불협화음이 쓰인 장면을 기억하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3편의 신경을 벅벅 긁어대는 불협화음은 영상이 표현하지 못하는 나머지를 충실히 표현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등장인물들에게 동화되어 가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스토리.
'게임은 애니의 예고편에 불과했다'는 애니동호회에 올라온 건그레이브에 대한 평가는 정확했다.

게임은 그저 맛보기에 불과했다. 게임에는 잠깐 잠깐 비춰서 사용자의 추리력을 요구하던 스토리들은 애니에서 하나하나 풀려나간다. 그리고 그 재미가 꽤 쏠쏠했다. 물론 몰입도가 꽤 높아서 였겠지만.

원화에 한국인이 참여했는데..가끔 망가지는 작화를 보면
'혹시 한국에서 작업한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좀 깨주길 바라는 고정관념인데..마음에 쏙 드는 국산 애니가 아직 없으니..-_-;

그리고 예산절약을 위해 펼쳐지는 꼼수들..
1화와 거의 차이없는 18화의 스토리...
하지만 몇컷을 더 집어 넣어서 그냥 건너뛸 수는 없게 만드는 상술...
결국 그 상술에 넘어가서 18화 전체를 다 봤다 ㅠㅠ
그리고 브랜든 사후 흑백으로만 처리된 엔딩테마...
(이건 정말 멋지다. 그야말로 '최소비용 최대효과'.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단지 색을 흑백으로 바꾼것 만으로 달라지는 그 느낌이란..)

---- 그 밖의 이야기

상당히 귀여운 미카(대체 그게 어디가 13살이냐!!)의 게임과는 다른 활기찬 모습은 좋았다.

빅 대디는 그야말로 도둑놈. 어찌 마리아를...
브랜든에게는 그렇다고 쳐도 제스터에게는 미안하지도 않은건가...패러디를 만든다면 제스터가 아버지의 마음으로 빅대디를 응징하는 패러디를 만든어도 좋을 듯 ㅡ.ㅡ

30대들이 홍콩느와르에 빠져들던 이유를 조금은 알것같다.
물론 작품이 다른만큼 완벽히 같을 수는 없겠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