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31일 금요일

정치잡담

어느샌가 선거판이 그냥 거대한 낚시터로 보인다. 얼마나 많은 유권자를 낚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랄까.

대부분의 떡밥이 거기서 거기라 아직 뭘 물어야 될지 딱히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떡밥 문국현이 등장했다. 일단 신선하다. 쉰내나는 운하떡밥 보다는 훨씬 낫다.

오마이뉴스는 거의 문국현의 올인분위기..안좋게 보는 사람도 꽤 있는거 같지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떡밥을 던지는 것도 능력이지. 조선일보만 화제를 쌍끌이로 긁어가는 것보다는 낫지않나..?

매력적인 떡밥이긴 하지만, 물기엔 이르다. 아직은 좀 더 관찰해볼 생각. 

2007년 8월 29일 수요일

자리양보의 기억

노약자석이 그대를 유혹할지라도 딱 30년만 참으세요 ^^

다리 불편해 앉은 노약자석..어르신께 혼났습니다.

읽다가 예전 생각이나서..

다리를 뽀개먹은 덕분에 수술 후 보조대를 차고 다니던 무렵. 보조대 덕분에 다리가 60도 정도까지 밖에 굽혀지지 않던시절이니 한창 회복되어 가고 있던 시절. 그냥 서있는건 그럭저럭 할만했지만, 서서 버스나 전철의 흔들림을 감당할만한 다리는 아니었다. 품이 넓은 바지를 입으면 거의 보이지 않는 보조대 때문에 겉보기엔 정상이지만, 걷는건 살짝 절룩이던 시절의 기억.

기억 하나.

1호선 지하철 안. 노약자석이 남아있는 전철에 서서가기가 힘들어 앉아있었다. 역을 하나둘 지나면서 사람은 점점 들어찼고, 반쯤 졸며 가던 내 귀에 들리는 한마디. '젊은 사람 좀 일어서지?'(말투가 걸작이었는데 글로쓰니 별로 와닿질 않는다) 너무 당당하게 자리를 '요구'하는 말투에, 고개를 들어 쳐다보니..대략 사십대 중후반의 아저씨와 아줌마 커플. 옆에 아줌마를 앉히려고 좀 만만해보인 날 선택한 모양. 가뜩이나 몸도 안좋고 피곤하던 차에 시비를 걸어주니..결국..울컥.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

앉은채로 소리를 버럭질렀다. 보조대 탁탁 치면서. 누가 앉고 싶어서 앉냐, 다리 수술하고 불편해서 좀 앉았는데 그게 그렇게 불만이냐. 그럼 비켜줄테니 앉아서 편하게 잘 가라고. 버럭질연발 ;;

순간 주변의 시선집중. 아줌마는 어쩔 줄 모르고 미안하다고, 몰랐다고 연신사과. 하지만 정작 사과해야 할 아저씨는 고개만 돌리고 못본척 헛기침만 연발. 그 모양새에 더욱 열이 뻗쳐 한참을 씩씩거렸다. 아저씨가 미안하다고 했으면 금방 진정될텐데 끝까지 미안하단말은 한마디도 안하더라(이게 제일 열받았다). 결국 아줌마의 계속 되는 사과에 내가 좀 진정되니 둘이 다른칸으로 슬쩍 이동..

기억 둘.

친구네 집에 놀러가기 위해 마을버스를 기다렸다. 종점이라 일단 버스는 오면 빈차가 되는데, 당시 줄의 뒷쪽에 서 있어서 버스를 타려고보니 버스안에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서서는 못가겠기에 다음차를 타기로 하고 옆으로 살짝 비켜섰다. 그렇게 다음차를 기다려 앉아서 가던 도중 어느 아주머니가 물었다. '같이 가는 할아버지가 자기 시아버지인데 몸이 불편하셔서 그러는데 혹시 자리양보 좀 해줄 수 있겠느냐'고. 말투가 정중해서 비켜드리고 싶었지만..내 다리도 정상은 아니라 '죄송하지만 저도 다리가 안좋아서요'라고 거절했다. 왠지 거절하고 나서도 좀 미안한 기분..

결론 :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ps. 보조대 이전에 목발짚던 시절에는 서서 가본적이 없다. 타자마자 누군가 자리양보. 감동이었다. 그런데 자리 비켜주는건 대부분 일반좌석에 앉은 아줌마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 경험으론 그랬다. 아줌마들이 자리에 무척 집착한다고 하지만 겪어보면 그렇지만도 않다.

ps2. 우리나라 대중교통 승객중에 장애인이 별로 없는 이유는 '이용이 불편해서'다. 목발짚고 하루만 돌아다녀봐도 장애인들이 왜 이동권 때문에 시위하는지 알겠더라..넘치는 계단왕국 대한민국.

프로그래밍과 글쓰기

미묘하게 닮아있다..

에릭 레이몬드는 해커가 되려면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여러분의 모국어로 좋은 글을 쓰는 법을 배워라.(거의 대다수의 해커들은 훌륭한 작가가 될 소 질이 있다.) 

실지로..
내가 끄적인 글은 뒤죽박죽 중구난방
내가 만드는 코드는 뒤죽박죽 스파게티..

미묘한 정도가 아니잖아 이거 -_-;

2007년 8월 18일 토요일

화려한 휴가

내 감상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전라도 억양으로) 그냥 짠-허드라.

중간중간 대놓고 관객에게 '우세요'를 요구하는 장면이 몇 있는데..평상시 같으면 그냥 피식 웃고 말았겠지만,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은 진행형이라 그런지 눈물이 나더라.

보고나면 할말이 별로 없다.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도 출구 특유의 웅성거림없이 그냥 조용히 나가고..

사실, 26년의 프리퀄 정도로 생각하고 가서 봤는데..의외의 수확.

아, 전라도 사투리가 별로 없는건 좀 어색하더라..왜 그렇게 설정해 놓은거지..?

2007년 8월 11일 토요일

문제는 디워가 아니라 심빠지

MBC의 100분 홍보를 보다가 심하게 겉도는 모습에 결국 울컥하여..-_-;

지금의 이 디워 광란이 문제가 되는건 디워라는 영화보다 심빠들의 난동이 문제가 되는거지. 결국 100분 토론은 엄한 주제로 영화홍보만 해준 꼴. 오마이의 진중권 인터뷰 중 이 한마디가 모든 현상을 간단하게 설명한다. "조그만 영화 한 편 보고, 영화가 후졌다고 말했는데 그게 사회적 사건이 되는 게 말이 되냐?" 불행하게도 말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현재진행형의 현실이라는게 비극.

나도 단어 하나 만들어 보자 ㅋ

심빠증 : 심형래에 대한 영웅숭배심리와 지나친 자기 동일시로 인해 누군가 디워에 악평을 하면 자신이 욕을 먹은 것인 양 광분하는 정신질환. '디워악평 -> 심형래의 모든 노력을 무시 -> 심형래에 대한 인격모독 -> 나에 대한 인격모독'이라는 4차원 사고를 통해 발병한다. 사리분별이 없고 영웅 심형래를 음해하는 세력을 물리쳐야 한다는 망상에 휩싸여 있다. 현재 충무로, 평론가, 진중권 등을 주적으로 설정하고있다.

황우석과 심형래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그러나 황빠와 심빠는 그 맹목성과 폭력성에서 빼다박았다. 지도자를 잃고 뿔뿔히 흩어져 방황하던 황빠들이 새로운 선지자 심형래를 만나 약속의 땅으로 진군하는 모양이랄까. 황빠사이트로 유명하던 서프라이즈는 멋지게 심빠 사이트로 변신중인거 같고. 갤러리가 달라서인지 황우석 사건때 이성적이던 디씨는 심빠들의 새로운 근거지로 변모.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가 악평을 하더라도 '나는 재밌던데? 내 취향엔 잘 맞았다'고 한마디 하고 악평을 무시하면 그만. 영화는 영화고 나는 나니까. 하지만 심빠들에게 그런 정상적 사고는 불가능. 디워를 무시하는건 자신을 무시하는 행위로 인식하고 분노하며 발광한다. 디워를 지지하기, 이왕이면 취향의 당당함이 필요하다 같은 개념글에 달린 뻘플의 향연은 그야말로 안습.

올블 같은 메타사이트에 정신나간 글이 난무해도 리더기는 광풍을 피해 꽤 괜찮은 글이 올라오길래 나름 안도하고 있었는데, 사태가 커지니 엄한글이 리더기에 하나 둘 나타난다. 덕분에 이번기회에 피드정리. 사실 이번 사건으로 제거한 피드보다는 새로 추가한 피드가 더 많다. 의외의 수확이랄까.

ps. 평론가가 "디워 후져"라고 평가한게 디워를 재밌게 본 수백만 관객을 무시한 처사라는데..그럼 영양학자가 "맥도날드는 쓰레기"라고 하면 맥도날드를 먹은 수천명의 사람을 무시하고 바보취급한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가는 논리구조..

2007년 8월 4일 토요일

디 워

여기저기 잡음이 하도 많아서 그냥 안보고 조용히 살려했는데..지인중에 '고질라'마저 재밌게 봤다는 괴수영화 매니아가 있었을줄이야..OTL

보고나서의 평은 두갈래로..

용가리를 보고 디워를 본 이 : 정말 장족의 발전인걸 ^o^)=b
트랜스포머를 보고 디워를 본 나 : 이게 뭐니 이게 -_-)=p

뭐, 제작때부터 미군의 대대적인 협조를 받고, 물량으로 진짜 차를 있는대로 마구 뽀개가면서 찍은 트랜스포머와 비교하면 좀 미안하지만, 개봉시기가 겹쳐버리니 별수있나..이로서 올 여름에 본 영화 순위는 다이하드 > 트랜스포머 > 디워.

지난달에 트랜스포머를 보면서 '스토리가 안드로메다라도 화면빨만으로도 재밌는 영화가 나오는구나'하는 생각은 했었다. 그래서 디워도 어느정도 기대는 했었는데..이건 스토리가 블랙홀. 스토리가 빨려들어가서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가 없다. 중간중간 뜬금없는 이야기 점프와 디테일 부족한 설정들..주인공이 기자증 하나로 폴리스 라인을 마구 넘어다니고, 병원을 마구 후벼대며(한국 기자냐..), 방송국 컴퓨터에 NSA로그인 화면이 떠있으며, 전국민 데이터베이스를 카메라맨이 마구 뒤져대는 장면은 대체 기본적인 조사라도 해보고 만든건지 알 수 없는 장면이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 차를 덮썩덮썩 얻어타는 장면은 도저히 이해불능..

초반 조선시대 장면은 그야말로 후레쉬맨..심의를 위해서인지, 괴물이고 사람이고 찔러도 피한방울 안나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들만 있다. 배우들 연기는..그 옛날 우뢰매 시절과 별 차이가 없..

브라퀴의 새라 추격신. 이거 심각하다. 추격신인데 긴장감이 없다. -_-; 이무기와 차량의 합성티가 나는 부분은 실사합성이 어려운 작업이니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새라의 존재를 본능적으로 느끼는, 그래서 언제 어디서 습격할지 모르는 이무기에게 쫓기는 사람들이 너무 평온하다. 중간중간 카페테리아도 들려서 가볍게 식사도 하고, 해변가에서 데이트하며 키스도 하고, 정신과의사에게 전생 상담도 받고 말이지. 대체 어디가 쫓기는 사람들이야? 이건 스토리(시나리오) 이전에 연출의 문제.

CG는 대체로 수준급. 가끔씩 멈춰있는 배경에 캐릭터만 움직이거나, CG로 굴러가서 부서지는 티가 팍팍나는 자동차나 헬기가 나오는 장면을 제외하고, 순수 CG를 배경으로 하는 장면들은 훌륭하다. 확실히 장족의 발전. 하지만 지나친 CG의 남발과 CG에만 공을 들인 덕분일까? 영화를 위해 CG를 사용하는게 아니라, CG를 위해 실사를 대충 찍어서 합성한 느낌. 그래서 영화가 전체적으로 어설픈 느낌이 난다.

마지막 이무기 격투(?) 장면은 오로지 CG뿐이라 그런지 훌륭하다. 그 장면은 인정. -_-)=b

심형래가 방송에 나와 여러번 얘기한 로케이션 매니저 해고하고 구해온 탱크 장면은 완벽하게 낚였다. 방송에서 하도 자랑스럽게 얘기하길래 뭔가 화려하게 벌렸나보다 했더니..그냥 제자리에 서서 총만 좀 쏘고 CG로 대포 두어번 쏘고 뒤집어지며 끝. 그냥 모형탱크 갔다 놓고 찍었어도 별탈없겠던데..-_-;

뭐, 이래저래 까는 얘기만 했는데..이건 디워를 일반영화 취급하면 그렇다. 기준점을 우뢰매 같은 특촬물의 연장선상에 놓고 보면 최고의 B급 영화라는 의견에 동의.

한줄요약 : 비디오용 영화.

ps. 농담 하나 : 브라퀴 입장에서 본 디 워

여의주라고..지존 템 하나 있어서 어케 먹어볼라고 아트록스 길드원들한테 부탁해서(저렙 길드원까지 모아) 간신히 몹 소환했더니, 길드원들은 광역한방에 다 녹아버리고 아이디 '착한이무기'라는 놈이 뜬금없이 나타나서 몹스틸로 아이템 홀랑 닌자해버리네..따질려고 따라가니 템먹은 기념이라고 PK..ㅅㅂ

ps2. 심빠들 작작좀 해라. 심빠들 덕분에 심형래까지 싫어졌다. 관심없던 아이돌 그룹이 빠순이들 덕분에 안티 늘어나는거 모르나. TV에선 심형래가 징징거리고 인터넷에선 심빠들이 발광하고..잘 돌아간다.

ps3. 충무로 음모론 어쩌구 하는건 좀 유치하지 않나? 심형래 차기작이 '라스트 갓파더'라던데, 결국 조폭(마피아) 코미디잖아? 그럼 심형래가 충무로에 굴복해서 충무로 트렌드를 따라 가는거야? 푸힛.

ps4. 모 블로그 보니..올블타고 온 심빠들덕에 'allblog sucks'라고 블로그 쥔장이 코멘트에 혼잣말 하니, 올블 직원이 냉큼 달려와서 '왜 우리 서비스 욕하나염?'이라고 따지더라..-_-; 그런 얼척없는 꼴을 피하기 위해 올블에 이 글은 수집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