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아이리버의 휴대용 게임기 개발이 도마위에 오른적이 있었다. 그당시의 대세는 당연히 '게임이 없어서 망할거다'.
사실 게임기 하드웨어와 게임소프트의 관계는 닭과 달걀같은 관계라서
하드웨어 업체는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하드웨어 보급이 안된다고 하고
소프트웨어 업체는 하드웨어 보급률이 낮아서 개발해도 소용이 없다는 얘기가 서로 꼬리를 물고 돈다.
그런 순환구조를 깨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게임이 없으면 기존 게임을 활용하면 된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마메만 포팅해도 돌아가는 게임이 수백가지가 된다.
그런데 이번에 GP32 후속작이라는 GPX2를 보니..리눅스 기반에..기존 에뮬까지 포팅해서 소프트웨어 부족을 해소하려는 것 같다. 중소개발업체로서는 합리적인 전략이다.
다만 몇가지 우려되는 점이..
- 롬 구하기 에뮬레이터는 대부분 라이센스가 자유롭지만 롬의 경우는 라이센스 때문에 하드웨어 제작사가 대놓고 지원해줄 수는 없는 법이다. 결국 유저들이 알아서 구해야 한다는 말이고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수백가지 게임이 지원된다고 해도 결국은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가 되어버리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대중화보다는 이런저런 루트(?)를 아는 소수 매니아용 기기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 복제문제 리눅스를 사용하면 OS레벨의 hack까지도 가능해진다는 이야기이고, hack이 쉬우면 쉬울수록 생기는 문제의 한가지가 복제문제가 아닐까. 하드웨어가 보급되고 게임개발사들이 참여하려고 할때 복제의 위험이 크다는건 개발사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진 않을까? 더불어 처음 게임을 에뮬로 시작해서 '게임은 당연히 다운받는 거다'라는 인식이 굳어져 버린다면 더더욱 낭패..
- 부족한용량 제작사 측의 얘기를 보니 PMP로서의 기능에도 충실하다고 하는데..PMP치고는 디스크 용량이 너무 적다. jelin군의 하드기반 PMP(20G)를 봐서 그런지 몰라도.. 1~2기가를 누구코에 붙이나..하는 생각이 ;;
하지만..GPX2는 상당히 매력적인 장난감이 될 것 같다. hack이 쉽다는 것이 약점이기도 하지만 강점이기도 하니까. 확실한건 제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아마도 WishList에 들어갈 듯.. :)
ps. 개발사에서 개발자 커뮤니티를 지원해 주는 것도 컨텐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을 것 같다. 수많은 아마추어들이 게임을 양산해 낸다면 그 중 보석이 나타날 확률도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