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1일 목요일

Coffee

난 커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덕분에 가끔 어딘가에 손님으로 갔을때
묻지도 않고 커피를 내오면 무척 난감해진다.이미 내왔는데 거기다 대고 '저 커피 안마시는데요'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먹자니 이건 도통 맛이 없고..
해서 적당히 마시는 시늉만 하다 냉기는 경우가 태반이다.
(가끔 분위기상 남기기가 곤란할때는 눈 딱감고 원샷 해버릴 때도 있지만,
그럴때의 커피맛은 한약보다 더 쓰게 느껴진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 간단한 차를 내올때 묻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냥 아무말없이 커피를 내온다.
우리문화의 특성상 자기가 괜찮으면 남도 그럴거라는 생각들 때문인지 몰라도.
(이문제는 술자리 같은곳에서도 마찬가지지만 그건 논외로 하자)

어쨌든 그런 훌륭한(?)문화 덕분에 나름대로 커피맛에 적응해보려 노력했지만
그 텁텁한듯하면서 쓴맛은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같은 쓴맛인데 술은 그렇게 싫지 않다. 신기하게도 ^^;)

그런 나이기에 자판기 커피는 당연히 싫어하지만,
캔커피는 누가 사주면 마시는 정도다. 캔커피는 우유가 약간 들어가서
내가 싫어하는 커피 특유의 맛을 상당부분 죽여준다. ^^;

가장 맛있게 마신 커피로 기억하는건 C모양에게 얻어먹었던 커피.
커피 타준다기에 아무 생각없이 '난 밀크커피'라고 했고,
그게 뭐냐길래 프림대신 우유 넣으면 된다고 반쯤 농담으로 얘기했는데
그 반은 농담으로 한말에 정말로 밀크커피를 만들어서 가져왔다. ;;

어쨌든, 맛은 정말 좋았다.
그 뒤로 몇번인가 그때의 맛과 유사한 맛을 내보려 나름대로 이리저리 조합해봐도
그때의 그 맛은 나지 않는다. 물어볼걸 그랬나 :(
어쩌면 날 싫어해서 무언가 이상한걸 탔을지도 ㅡㅡ;;

시도해본것중 가장 무모했던건 원두커피에 우유를 탄 것 ㅡㅡ;;
어지간한건 다 먹는 나이건만...설탕 잔뜩 풀어서 반쯤 마시다가 결국 포기했다.

2003년 9월 1일 월요일

컬쳐쇼크(?)

예전, 전주에 갔을때의 일이다.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간단한 간식을 먹던중, 독특한 메뉴가 하나 보였다.
그것은 바로 '상추튀김'이란 메뉴였다.

순간 내 머리속엔 '상추를 어떻게 튀기지?'라는 물음이 스쳐지나갔고,
곧 깻잎튀김을 떠올렸다. 아마도 깻잎튀김처럼 상추를 튀기는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물기많은 상추를 어떻게 튀겼을까?
호기심을 선배가 간단히 해결했다. 주문...ㅡㅡ;

그러자 테이블에 놓인것은......그냥 튀김 몇조각과 상추 한접시였다.
튀김을 고기 쌈싸먹듯이 그냥 상추에 싸먹는 거란다. 어허허허허허...
그때의 그 허탈함이란.

그 순간엔 정말이지 사기당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것이, 전라도 지역에서는 튀김을 그렇게도 먹는단다.
그 유래는 알 수 없지만, 그동네에서는 그렇게들 먹는다고 한다.
광주에가면 줄서서 먹는 오징어 튀김집이 있는데, 거기도 상추에 싸서 먹는다고 한다.

더불어, 부산에 가면 순대를 소금이 아닌 막장이라고 부르는 쌈장 비슷한 장에
찍어먹는다고한다.